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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기,실정백서/총괄,인사

세종시 홍보물 주택가에 무차별 살포...정부지원협 명의·출처불명…국정원까지 관여

세종시 수정’ 여론몰이 도 넘었다
경향신문 2010-02-10

ㆍ홍보물 주택가에 무차별 살포
ㆍ정부지원협 명의·출처불명…국정원까지 관여
ㆍ연기·공주 주민들 “70년대 유신홍보 보는 듯”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위한 정부의 여론몰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의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유인물이 충남 연기·공주 일대에 무차별 살포되고 있다. 일부는 세종시정부지원협의회 명의로, 일부는 출처불명인 채 가가호호 배포되고 있다. 국정원도 이 홍보물을 1만여장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정부의 일방적 과잉 홍보를 중단하라”며 9일 행정도시건설청을 항의 방문했다.


충남 연기군 내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9일 주민들이 탁자 위에 수북이 쌓인 세종시 수정안 지지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정혁수 기자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 행정도시공주시대책위는 이날 “지난달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이후 수정안을 홍보하는 전단지가 주택가에 10만여장 살포됐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공주시에 2만여장의 전단지가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뿌려졌다. 연기지역에도 2차례에 걸쳐 수만장이 배포됐다. 홍보물 중에는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세종시정부지원협의회’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조치원읍 아파트단지의 경우 우체국 소인도 찍히지 않은 채 살포됐다. 발신인 표시가 없는 홍보물은 단독 주택가와 일반 사무실의 우체통 꽂이 등에 무차별 배포되기도 했다.

홍보물은 ‘세종시 제대로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6쪽짜리 홍보책자와 ‘더 좋은 세종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단지형 6종 등 모두 7가지다. 전단지형 인쇄물은 대전·충북·공주·연기 등 지역별로 지역 명칭만 바꿔 작성됐다. 즉 연기에서는 ‘연기군이 달라진다’, 공주에서는 ‘공주시가 달라진다’, 수정안대로 건설될 경우 해당 지역이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일방적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가 발행하는 주간지 ‘공감’ 최근호 1만5000여부도 연기군 이장단 등 대전·공주지역에 집단 발송됐다. 이 책자에는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는 20쪽짜리 특집기사가 게재돼 있다. 국정원도 홍보물 배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충북지부는 지난달 말 행정도시건설청에 전화로 “세종시 홍보물 5000부를 준비해 달라”고 요구한 뒤 직접 수령해 간 것으로 밝혀졌다. 며칠 뒤에는 국정원 대전지부도 홍보물 5000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임모씨(72·조치원읍)는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는 인쇄물이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며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행해졌던 ‘유신 홍보’를 방불케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공주시의원 등은 이날 행정도시건설청을 방문해 일방적 홍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공주시의회 이충렬 세종시정상추진대책특별위원장은 “정부가 국민의 여론을 묵살하고 왜곡하려는 일방적인 홍보물 배포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