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원안대로 이전하면 수도권인구 200만명 분산 효과”
‘경기개발연구원 보고서’ 주목
한겨레 2009-12-17
지난 14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행정도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 2030년까지 매년 3조~5조원씩 모두 100조원의 비용과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개발연구원이 2003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행정수도를 건설하는 경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전국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260조원 이상 늘어나고, 수도권 인구가 200만명 이상 지방으로 분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지역내총생산 증감 효과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충북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세종시 왜 사수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남기헌 충청대 교수(행정학)는 2003년 경기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신행정수도와 고속철도사업이 수도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인용해, “행정수도를 건설하면 2020년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지역내총생산 265조원이 늘어나고, 수도권에서는 29조5000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2030년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178조원의 생산이 이전될 것이라는 2004년 기획재정부의 연구 결과보다 더 균형발전 효과가 강력한 것이다.
지역내총생산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곳은 충청권으로 2011~2020년 10년 동안 134조원이 증가하고, 영남권은 94조원, 호남권은 36조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 근접한 강원도는 3조원가량이 줄어들고, 제주도는 2000억원가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는 2020년까지 수도권에서 200만명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들 곳은 경기도로 이 기간에 121만명이 줄어들고, 서울에서는 58만명, 인천에서는 25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에서 줄어드는 200만명가량의 인구 가운데 행정도시를 포함한 충청권에 100만명가량이 유입되고, 나머지 100만명은 전국의 다른 지방으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행정도시 건설에 따라 2030년까지 170만명이 수도권에서 각 지방으로 분산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는 이보다 더 짧은 기간에 더 큰 인구 분산 효과를 예상했다.
남 교수는 “이 보고서를 보면 행정도시 건설로 충청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고루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생산력과 인구를 이전·분산해 지방을 발전시키는 데 행정도시 건설만한 사업이 없다는 사실이 이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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