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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기,실정백서/총괄,인사

4대강 거짓말 ; 1년전 총리실 “수심 6.1m는 운하”

1년전 총리실 “수심 6.1m는 운하” 현 4대강사업 “수심 7.4m 준설”
민주당 환노·국토위 의원들2008년 총리실 자료 분석
“대운하 아니란 말은 거짓”


현재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의 보 규모, 준설 정도가 정부가 1년 전 공식적으로 밝힌 ‘대운하 사업’의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스스로 4대강 사업은 운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한겨레

민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국토해양위원회 의원들은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정부가 설명한 4대강 사업 계획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 내용을 비교하며 “4대강 사업이 대운하가 아니라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주장이 거짓말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근거로 내놓은 자료는 2008년 12월25일 국무총리실에서 낸 보도자료로, 4대강 사업과 대운하가 왜 다른지를 수심·보·갑문·강폭 등을 기준으로 비교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은 △기존 수심을 활용하되 친수공간 조성 등을 위해 2m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구간은 굴착하고 △1~2m의 소형 보를 건설하도록 돼 있다. 반면 대운하 사업은 △2500t급 하해(강·바다) 겸용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전 구간 수심을 6.1m가 되도록 하고 △5~10m의 대형 보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당시 정부는 밝혔다.

김진애 의원은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낙동강 사업은 수심 7.4m, 한강은 6.6m가 되도록 준설하고, 보 높이도 낙동강 11.2m, 한강 7.4m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4대강 사업은 바로 대운하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4대강 관련 사업은 계속 확대돼 왔는데, 준설량의 경우 2008년 12월 2억2000만㎥, 2009년 4월엔 5억4000만㎥, 6월엔 5억7000만㎥ 증가했다.

민주당은 이 때문에 4대강 사업에서 운하의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4자회동에 참여하고 있는 박병석 의원(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예산 삭감 규모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어야 하지만, 민주당으로선 예산 삭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 높이·준설량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보·준설이 4대강 사업의 핵심이니만큼 이 부분을 건드리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그건 4대강 사업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한나라당 소속 한 예결위원도 “보 높이, 준설량 등의 기술적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하지 말고 예산 총액 중에서 일부를 삭감하면 국토해양부가 다시 내부 조정을 거쳐 사업 내용을 변경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한 4대강 사업의 목줄을 죄기 위해 보 설치 등 4대강 사업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수자원공사가 3조2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하는 데 드는 금융비용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800억원을 전액 삭감하더라도 이는 민주당이 명분싸움에서 이길 뿐 사업 자체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자 지원을 받지 못하면 수공은 예비비 등 다른 예산 항목에서 이를 끌어오는 방법 등으로 어떻게든 사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한나라당은 금융비용 800억원에선 어느 정도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금융비용 800억원도 보의 개수·높이, 준설량의 변화가 없다면 일부 삭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