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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기,실정백서/통일,외교

MB 일방외교에 당사국 ‘불쾌감’

MB 일방외교에 당사국 ‘불쾌감’ 
내일신문 2009-12-08


청와대, 중국 시진핑 방한일정 확정전 발표
9월 미국, 10월 베트남과도 일방통행 외교

이명박정부의 일방통행식 외교 때문에 주변국가들이 불편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9월 미국과의 그랜드바겐 파동, 10월 베트남의 국빈방문 거부 사건에 이어 최근 정부는 중국 시진핑 국가부주석 방한 일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중국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청와대는 6일 중국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16일부터 19일까지 방한한다고 밝혔으나, 중국당국은 “정해진 바 없다”며 반발했다.

한중 외교당국은 원래 시 부주석이 일본을 방문한 후 17일~19일 방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예정에 없던 코펜하겐행 출국 일정이 생기면서 한국 외교당국은 4일 중국에 방한일정을 하루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6일 변경된 새 일정을 언론에 공개해버렸다. 그러나 중국 외교당국은 “시진핑 부주석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반발했고, 우리 외교부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애초 일본을 들러 한국에 들어올 계획이다. 따라서 한국이 하루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하자 일본일정부터 다시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6일 당시까지도 시 부주석의 방한일정은 양국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의 외교소식통은 7일 “방향은 16일로 모아지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시 부주석이 흔쾌히 동의했다는 식으로 한국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해했다.
한국의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외교적으로 조율중인 사안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공개해 버림으로써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명박정부 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걱정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을 급거 주중대사에 임명하는 등 수습책을 모색해왔다.

한편 이명박정부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일방통행식 소통부재의 외교문제를 일으킨 사례로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의 ‘그랜드바겐’ 소동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 9월 이 대통령이 뉴욕에서 북핵 ‘그랜드바겐(일괄타결론)’ 구상을 밝혔으나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무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미국의 아무개가 모른다고 하면 어떠냐”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미정상이 11월 다시 이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었으나 여전히 틈새를 보이고 있다. 일방통행의 폐해가 외교관계에서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보여준 사례다.

지난 10월 우리 정부는 베트남정부로부터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을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베트남정부는 한국정부가 ‘베트남전 참전 유공자 예우’를 추진하고 있는데 반발해 수개월 전부터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이를 깔아뭉개자 국빈방문 거부라는 극단적인 수까지 동원했던 것이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