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경쟁하듯 개입… 부끄러운 ‘사찰 공화국’
경향신문 201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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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민간사찰 드러나도 침묵하고… 수사 의지도 없고
ㆍ“뭉개기식 행태 후안무치” 각계서 검·경 수사 요구
사회 각계에서 정부의 인권 불감증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불법 사찰로 한 민간인의 인생과 재산이 송두리째 무너졌지만 정부는 가타부타 없이 침묵하고 있고, 초법적인 사찰 행태는 양파 벗겨지듯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에 대한 현 정부의 퇴행적인 인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이 국회 정무위에서 폭로된 것은 지난달 21일이다. 그동안 ㅋ사의 김종익 전 대표에 대한 불법 사찰 사실을 담은 경찰의 수사 기록이 공개되고, ‘포항 인맥’인 이인규 지원관이 공식 보고라인을 제친 채 사선으로 청와대에 직보한 의혹들이 제기됐다. 총리실은 그러나 “이 지원관이 병원에 입원해 있고 애초에 이 사건의 보고를 받지 못해 잘 모르고 있다”며 발을 빼고 있다. 공직윤리지원관의 보고를 받는 위치에 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맡기로 한 사후 조사도 신뢰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민변 김선수 회장은 “실체 파악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지만 소통할 생각이 없고 드러난 문제점은 뭉개도 된다는 식의 현 정부 대응방식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며 “이러한 후안무치 행태는 역사와 국민의 저항을 더 크게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변호사는 “과거에 이룩한 민주주의의 수많은 성취물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안”이라면서 “불법적 행위가 상당부분 밝혀졌는데도 적절한 인사조치나 책임자 처벌, 사후 재발방지 대책 등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인국 총무신부도 “선과 악에 대한 분별과 식별 능력이 실종됐다”며 “각종 반칙과 문제점들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자정 능력이 없으니 재발방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직사회의 정치적 줄서기도 쟁점화되고 있다. 김갑배 전 대한변협 법제이사(변호사)는 “촛불집회, 미네르바 사건, 네티즌 탄압 등 현 정부에 불리하고 시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이번처럼 정부기강, 인권, 민주주의 가치와 관련된 중요 이슈는 시간끌기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공무원이 중립성을 스스로 흔들고 불법행위를 통해 과잉 충성을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으며 오히려 인정받거나 승진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공직사회에 깔려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번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례도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청와대나 총리실이 아닌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게시판에도 시민들의 불만과 성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 ‘이정윤’은 “지금이 1970년대인지 모르겠다. 부끄럽다. 고작 블로그에 동영상 하나 퍼갔다고 한 사람의 인생을 뭉개버리다니. 그런 곳에 세금낭비 하지 마라”는 글을 올렸다. “소름이 돋습니다. 이 정부는 개인의 정부가 아닙니다”(김수경) “정말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저도 잡혀가서 조사받을까봐 두렵네요”(정승원) 등의 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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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02 03:23:27ㅣ수정 : 2010-07-02 03: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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