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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기,실정백서/성명,논평

최시중의 KBS·MBC 난도질 온몸으로 거부


'영혼 없는 KBS'가 되란 말인가?

- 시청자와 KBS인을 우롱한 최시중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어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KBS에 대해 "국민들이 뭔가 공정한 정보를 접하고 싶을 때 TV를 틀면 '색깔이 없는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색깔 없는 뉴스', 다시 말해 '색깔 없는 KBS'란 무엇인가? 정부정책을 충실히 전달하는 앵무새 관영방송 아닌가? 공영방송 KBS 기자와 피디들의 비판정신과 환경감시 기능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영혼 없는 KBS'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적 탐사보도,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한 심층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선명한 색깔과 뚜렷한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도 최시중이 말하는 '색깔 없는 방송'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포기하고 '민주적 여론 형성'을 외면하며 '공공복리의 증진'에 관심 갖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자유 언론의 실천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며 '진실과 정직'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방송인이 아니라 권력이 제시하는 방향을 충실히 따르고, 권력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무책임하고 비겁한 방송인으로 머무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방송법과 KBS 방송 강령에 명기된 공영방송 KBS의 공적 책임을 버리라는 것이다. 

최시중의 발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양시양비론으로 가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KBS로부터 비판과 감시기능을 빼앗겠다는 것이다. 그의 발언은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골치 아픈 보도나 권력의 부정과 부패를 고발하는 시사 프로그램들을 제거해 KBS의 연성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거세된 방송은 영혼이 없는 방송일 뿐이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물론 문화·교양·오락 프로그램에도 영혼이 없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방송에 영혼이 없다면 그것은 악의 편이 되기 쉽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여러 차례 보아 왔다. 작년 8월 이후 KBS 뉴스와 프로그램에서 비판과 감시 기능이 점점 위축되고 있다는 비난이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KBS의 많은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KBS가 점점 '영혼 없는 방송'을 향해 가고 있는 데 대한 경고가 아닌가?

이번 최시중의 발언은 돌출발언이 아니다. 정권 교체 이후 MB정권이 지속해온 방송 장악 시나리오의 일환이다. 그들은 앞으로 국회에서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공영방송법을 날치기 통과시켜, KBS를 거세된 방송으로 만들고 MBC를 자본에 순종적인 방송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이에 대한 선제 발언이며 이번에 새로 교체한 MBC 및 KBS 이사진을 활용해 두 공영방송사를 어떻게 난도질할 것인지를 시사한 발언이다.

최시중은 지금 MB정부와 한나라당의 정권 연장에 눈이 멀어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의 방송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르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난 20년 동안 면면히 흐르고 있는 방송민주화의 물줄기와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한 KBS의 저력이다. 당연히 KBS인은 '영혼 없는 KBS'를 온몸으로 거부할 것이다.

'색깔 없는 KBS를 만들겠다'는 뻔뻔하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으로 시청자와 KBS인을 포함한 전체 방송인을 우롱한 최시중은 KBS의 색깔을 말하기 전에 자신의 색깔부터 솔직히 밝히고 언론장악의 검은 기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무색무취한 KBS를 만들어 정권 연장의 도구로 쓰겠다는 그의 생각은 올바르지 않을 뿐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9년 8월 28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