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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서재/내가쓴글

나쁜 역사는 다시 와서는 안된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오늘 송민순 의원이 올린 글과 인터뷰 내용을 읽고 너무나 놀라고 두러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주변이 소위 4강대국(미국.중국,러시아,일본)에 둘러쌓여 우리의 국가로서 민족으로서의 생존이 우리 외의 주변에 의하여 우리의 뜻과 무관하게 결정되고 강요되어 왔던 역사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5000년 우리 역사에 있어서 민족의 자주권을 빼았기고 나라를 잃어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것이 가장 최근 100년전의 일 입니다.


다시 우리의 뜻과 무관하게 우리의 생존이 결정되고 특히 분단된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어지는 그런 불행한 역사가 서서히 우리 앞에 반복되며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한없이 두렵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정부 이정권을 구성하는 무리들은 어떤 사람들 어떤 사고를 가진 부류들인지 너무나 두렵고 걱정됩니다. 과연 이들이 우리와 우리의 자식, 손자, 후손들이 대대손손 살아야 할 이땅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 것인지 암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래서 투철한 역사인식과 전략적이고 철학적 사고를 가진 자가 우리의 국가를 책임지고 나가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송민순의원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과 인텨뷰 기사를 소개합니다.  /  나눔과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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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운명, 강대국들이 다시 좌우하는가

2009.6.14(日), 송 민 순

이명박 정부 취임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위치와 무게가 상실되는 것을 보면서 우려하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시아 문제를 논의하는 美,中,日 3각 협의체의 움직임이 그것이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현 정부의 지난 1년 반 동안 행적으로 봐서는 그렇게 갈 것 같아 걱정이다.

우리 정부는 美,中,日 협의체와는 별도로 우리가 참여하는 韓,美,日, 그리고 韓,中,日 대화를 통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므로 우리가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괜한 자격지심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감추고 싶은 부분을 아무리 잎사귀로 덮어 놓아도, 그 이면의 진실까지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미국은 美․中․日 협의체에서는 아시아 문제의 전체 틀을 협의하고, 그 하부구조로서 韓,美,日 협의나 6자회담 등을 생각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美․中․日 3자가 결정해 놓은 틀과 방향에 따라 각론이나 논의하는 장소에 참석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외교안보정책팀은 이미 작년 7월 이러한 상부—하부 논의구조에 대한 구상을 '전략적 지도력(Strategic Leadership)'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현 美 국무부 부장관인 James Steinberg와 동아태차관보 내정자 Kurt Campbell, 정책기획국장 Anne-Marie Slaughter 등이 보고서 작성에 공동으로 참여하였다.

사실 지난 2006년과 2007년 즈음에도 6자회담에서 주변화 되는 것을 우려한 일본의 희망과 미국 내 일부의 동조로 美,中,日 협의체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우리 정부는 관련국 고위경로, 특히 미국에게 그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강력히 반대하였다

첫째, 동아시아의 많은 문제들은 북한과 북한 핵 그리고 한반도 분단으로 야기되는 것들이다. 동북아 역내의 정세불안과 핵확산 및 군비경쟁, 북한 인권상황 등은 이와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고 있다. 둘째, 근세사에 있어 미국이 취했던 대(對)아시아 정책 중 한국인들의 가슴에 맺힌 사건들을 유념해야 한다. 셋째, 결론적으로 현재 아시아에서 핵심의제는 북한․한반도 문제이고 그 주 당사자인 한국이 없는 논의의 자리를 만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 그것은 미국의 이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반대 논리의 핵심이었다.

이러한 반대에 접한 미측은 “‘우리가 없는 데서, 우리 문제를 논하지 말라(Nothing about us without us)’는 한국의 입장을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후 이러한 움직임은 중단되었다.

그렇게도 우려하면서 중지시켰던 일이 지금 다시 나타나고 있다. 현 정부는 이러한 협의체가 앞으로 우리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과소평가하고 있을지 모른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지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거부감에서 기인했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어쩌면 그 심각성을 알지만, 美,中,日 협의에서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할까 걱정이다. 美-中-日간에 논의할 사항을 한국이 미리 정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위험한 판단일 것이다.

강대국들이 만든 수레의 바퀴는 한 번 구르기 시작하면 되돌리기는커녕 방향조차 바꾸기 어렵다. 우리의 근대 이후 역사만 보자. 태프트-가쓰라 밀약(1905)과 포츠머스 조약(1905)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본의 지배가 인정받은 것이나, 포츠담 회담(1945) 중 38선을 기준으로 한반도의 분할점령이 합의된 것들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문제해결의 주체가 아닌 객(客)일 뿐이었다.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해결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 시점에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6.16일에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美-中-日간 3자 협의체 구성에 대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분명한 답을 받아야 한다. 美-中-日 협의체의 이유를 나름대로 댈 수도 있겠지만 한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설득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우리의 구도를 제시하고 우리가 논의를 이끌어가야 한다. ‘민주적이고, 비핵화 되고, 주변국 모두에 우호적이면서 통일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세워 주변국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와 같이 동북아에서 편가르기와 그때그때 임시방편적인 대응에 급급하는 한, 북핵과 한반도 문제의 해결마당에서 우리가 설 땅은 위태롭기만 하다.

셋째, 동북아 외교무대에서 우리의 무게를 갖춰나가야 한다. 현 정부는 美, 日과의 공조가 잘 되므로 걱정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한국이야 어차피 美,日이 하자는 대로 따라올 것이라고 보고, 굳이 한국의 입장을 살피려 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주변국들과 한국의 처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 특히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장래는 우리가 책임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우리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지금 한반도의 상황은 엄중하다. 북한의 장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극히 불확실한 상태이다. 한국이 깃발을 들고 이 불확실한 상황을 확실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우리의 외교안보정책 기조가 그럴 듯한 간판과 용어에 매몰되기 보다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통해 국가 통일의 틀을 만들어 가는 주도적 자세, 즉 한반도의 미래 역사를 스스로 만드는 의지와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끝//


http://www.mssong.or.k 원문읽기


송민순 "MB, 오바마에게 '미중일 협의체 안 된다'고 말하라"
"한국 주변부 전락 우려... MB '5자회담'은 네오콘 주장" 비판도

미국은 한국편? 일본편?
오마이뉴스2 006-8-27

참고 : 가쓰라-태프트밀약, 포츠머스조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