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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기,실정백서/성명,논평

법원이 빨갱이라는 극우꼴통들의 개그콘서트

* 진중권(문화평론가)씨가 자신의 불로그에 올린 글..  http://blog.daum.net/miraculix

검찰, 왜 무리한 기소를 하는가?  2010.01.21 03:26

2008년 이후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기소들은 대부분 법정에서 무죄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인용하면,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1. 미네르바 기소 
2. KBS 정연주 사장 기소
3. MB 저격수 김현미 전의원 기소
4.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 기소
5. MBC 피디수첩 기소

최근엔 강기갑 의원도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이건 뭐 보는 이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지요. 제가 보기에는 잘 하면 유죄판결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는데 검찰에서 죄목을 잘못 적용하는 바람에 무죄가 나왔다는, 이른바 '검찰 닭짓설'이 온당해 보입니다. 

아무튼 법원에서 줄줄이 무죄판결이 나자,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난리가 난 모양입니다. 우익 깡패 할배들은 판사 집 앞에서는 취향한 몸개그를 벌이고, 조중동에서는 일제히 법관에 대한 사상검증을 벌이고, 대한변협의 몇몇 할배들은 회원들 의사도 묻지 않고 공격성 성명을 내고, 심지어 심지어 법관들 한 사람, 한 사람, 인성을 공개 검증하겠다는 살벌한 발언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이게 술 쳐먹다가 나온 소리가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내놓은 공식논평입니다. 이제 스킨헤드 수준으로 노네요.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것이 대한민국 법원입니다. 그런 법원에서 줄줄이 무죄판결을 내린 것은 검찰의 기소내용이 법리적으로 워낙 말이 안 되기 때문이지요.

기소하는 사건마다 법원에서 줄줄이 무죄판결이 났다면, 검찰에서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추론하는 게 상식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머리는 물구나무 서 있지요.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고로 법원이 빨갱이다. 그렇다면 색출하자...." 이게 저들이 벌이는 개그 콘서트의 대본입니다. 이걸 기본으로 해서 검찰은 검찰대로, 조중동은 조중동대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우익단체들은 우익단체들대로 각자 취향에 맞게 애드리브를 하고 있는 거죠. 꼴갑을 떨어요, 꼴갑을....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지요. 히틀러의 일기가 발견됩니다. 그러자 네오 나치들이 일제히 환호를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일기에 사용된 종이가 히틀러 사후에 생산된 것으로 드러납니다. 이럴 경우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그 일기는 조작된 것'이라고 추론할 겁니다. 하지만 우익 꼴통들, 역시 남달라요. 정상인과 거꾸로 추론합니다. "그렇다면, 총동은 여전히 살아 계시다, 만세...."  지금 검찰, 한나라당, 조중동, 우익 애들이 하는 짓이 정확히 이 짓이지요.

그나마 법원이 살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삼권분립이라는 게 왜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 일련의 무리한 기소둘운 대한민국 검찰 중 일부 몰지각한 정치 검사들이 저지른 짓입니다. 정상적인 검사와 정치적인 검사를 가르는 대강의 기준이 있습니다. 즉, 정상적인 검사는 승소율로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정치적인 검사는 승소율과 상관없이 오로지 기소율로 평가를 받지요. 아무리 패소를 해도 영전을 하는 데에 지장이 없지요. 아니, 무리한 기소로 패소를 하는 것이 외려 견마지로상 받는 일인지도 모르지요.

ps.
그건 그렇고 PD수첩에서--비록 많이 번거롭다 하더라도--그 동안 자신들을 향해 갖은 허위와 험담을 늘어놓은 언론과 개인에 대해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을 향해서는 정정보도와 명예훼손 소송, 개인들을 향해서는 위증, 무고, 혹은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의 고발 조치를 취해서 그들이 저질렀던 범죄적 행각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그냥 넘어가야 할 문제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