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썸네일형 리스트형 3·1운동 1년, 촛불 1년 / 한홍구 지난 5월2일은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청계광장에 앉아 함성을 외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봄비 내리는 광장은 쓸쓸하기만 하다. 이상화가 살아있다면 아마도 ‘빼앗긴 광장’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노래했을 것이다. 1년이 되어서인지 촛불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가 나온다. 촛불에 덴 자들이 해대는 뻔한 얘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1년 전 즐겁게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 속에서도 촛불의 후유증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한목소리로 외쳐댔건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몹시 상하게 한 모양이다. 다시 이런 판이 벌어져도 나가지 않겠다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촛불은 성공한 운동이었나? 나에게도 몇몇 기자가 전화.. 더보기 촛불’ 1년, 다시 연대와 희망을 노래하자 다시 5월이다. 그때 나이 어린 누이들의 손에 들렸던 작고 여린 촛불은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횃불로 타올랐다. 광장에 차고 넘쳤던 함성과 노래와 춤 그리고 촛불은 5월의 신록처럼 눈부셨다. 그래서 5월은, 혁명의 4월, 항쟁의 6월과 함께 민주주의를 밝히고, 평화를 노래하며, 형제애를 나누는 계절이 되었다. 우리의 누이들이 촛불을 든 것은 단지 미친 교육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기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나온 것은 먹거리 문제 때문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속아 광장으로 밀려나온 것도, 광기에 사로잡혀 숱한 밤을 지새운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황폐해지는 삶과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살풀이이자 대동제였다. 국가가 주권을 포기하고, 국민주권을 훼손하며, 공공성을 파기하고, 공동체를 형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