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분양 단지 `떨이`…분양가 2억 할인도
양도세 감면혜택 끝나기 전…물량 털어내기 '올인'
가격 에누리폭 점점 커져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서 불기 시작한 분양가 직접 할인 마케팅이 수도권으로 북상하고 있다. 시행사들이 서울에서도 많게는 한 채당 2억원 가까이 분양가를 할인해 주고 있다.
ⓒ 한국경제신문
13일 아파트 분양업계에 따르면 오는 2월11일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그 전에 한 채라도 더 팔려는 시행사들의 분양가 직접 할인이 수도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2007년 11월까지 대거 분양승인을 마친 아파트들의 입주가 다가오면서 대형 브랜드들도 많게는 2억원까지 할인해 주는 '떨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작년 말 경기도 고양시에서 분양한 '원당 e-편한세상'의 미계약분에 대해 분양가를 최대 1억원 깎아주고 있다. 178㎡(이하 공급면적 기준)의 경우 최초 분양가가 7억8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6억8000만원으로 분양가를 내렸다.
재건축 후분양 아파트인 '신현 e-편한세상 · 하늘채'(인천시 서구 신현동)도 '잔금선납할인(입주기간 내 잔금 완납시 할인)'이란 표현을 동원해 미분양된 186㎡와 206㎡ 등 대형 아파트의 분양가를 7700만~1억원씩 낮췄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186㎡의 경우 로열층(10층) 분양가가 7억2800만원인데 6억4100만원으로 낮춰 팔고 있다"며 "저층의 할인폭은 1억700만원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할인폭이 서울에서 더 큰 경우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당산동 반도유보라팰리스'는 187㎡의 경우 최초 분양가가 12억6000만~13억6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0억7000만~12억8000만원으로 할인판매하고 있다. 할인율만 최대 15%,할인금액은 거의 2억원에 달한다.
인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강서그랜드아이파크'는 172㎡ 분양가를 1억2600만원 할인한 9억8900만원에 팔고 있다.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과 같은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면 2500만~3000만원 더 할인해 주는 셈이라고 분양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중도금 무이자 대출에 발코니 확장,시스템 에어컨 설치 등 옵션무료 혜택만으로는 수요자들을 잡을 수 없어 수도권 아파트들도 지방처럼 분양가 직접 할인이란 판촉카드를 꺼냈다"고 분석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이 미분양 해소를 독촉할 정도로 금융권의 압박이 강한 점도 분양가 할인에 나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지방에선 계약자를 소개해 주면 소개비 명목으로 1000만~2000만원씩 주고 있어 부동산공인중개사들이 미분양 계약자 소개를 본업으로 할 정도"라며 "이런 분위기가 수도권에서도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파격적 마케팅은 미분양 해소에 효과를 보고 있다. 한 분양전문가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금융기법이나 정부의 미분양 매입도 미분양 해소에 큰 효과를 봤겠지만 최근 몇 달 사이 4만채가량 미분양이 줄어든 데는 분양가 직접 할인도 상당한 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직접 할인 못지 않게 '웃돈보장' 마케팅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경기도 평택 용이지구의 반도유보라 아파트는 입주한 아파트 시세가 주변 기준시세보다 떨어졌을 경우,최고 5000만원 이내에서 하락한 만큼 보상금을 지급해 주기로 했다. 웃돈이 붙지 않았을 때도 최고 5000만원 이내에서 이미 형성된 웃돈을 뺀 차액을 준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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