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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규명 반발 - 친일신문 조선,동아의 추악한 언론행각

친일 규명 반발-조선,동아의 추악한 언론행각  
[미디어워치]두 신문은 프랑스의 역사 청산에서 배워라
미디어오늘 2009년 11월 28일 (고승우 논설실장)

조선, 동아일보가 친일반민족행위자 공개에 대해 억지 논리를 앞세워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 신문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친일반민족규명위)가 친일행위자 1천 여 명을 공개하자 28일 사설을 통해 친일행위자 평가 기준이 잘못되었다거나 일제 강점기 동안의 언론 행각이 정당했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폈다. 친일반민족규명위는 27일 지난 1904년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까지 친일 행위를 한 인물 1005명을 공개했다.

두 신문의 친일반민족규명에 대한 억지 주장은, 프랑스가 나치 치하에서의 부역자를 처단한 사례에 비춰보면 국민을 기만하려는 궤변이라는 사실이 들어난다. 대중매체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추악한 언론행각이다.

두 신문이 사설을 통해 주장한 사실이 얼마나 반민족적이며 민족 정기를 탁하게 만드는 것인지를 프랑스의 경우를 살피면 명백히 드러난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940년부터 1944년까지 나치 지배에 협조한 자국민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 또는 사면 조치 등이 나치와의 투쟁 기간부터 1954년까지 취해졌다. 당시 사형당한 사람은 4만 명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약 1만 명 정도인 것으로 많은 역사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9천 여 명은 즉결처분을 당했다.

프랑스는 종전 후 나치하의 자국민 신문발행은 침략자의 선전기구로 악용된 부역행위라고 규정지었다. 프랑스는 나치 통제 하에서의 신문발행은 침략자의 지시와 검열제도에 복종하는 반민족적 행위로 평가한 뒤 대대적인 청산작업을 벌였다. 프랑스 정부는 나치 침략자의 지배하에 15일 이상 발행한 신문은 불법 행위로 단죄하고 건물, 시설 등의 재산을 몰수해 새롭게 창간되는 신문사에 제공했다.

그 결과 1940년 이후 존재하던 프랑스 신문의 85%이상이 사라졌다. 나치 치하에 부역한 신문 사주와 언론인 10여명은 처형당했고 많은 인원이 투옥되었으며 일부는 언론계 활동이 금지되었다. 나치에 부역한 언론인의 처벌은 다른 일반 범죄나 경제범죄에 비해 처벌이 훨씬 신속히 이뤄졌다. 나치에게 협력하는 내용의 글이 담긴 신문이 언론인들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조선, 동아 두 신문은 사설을 통해 친일반민족규명위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한 인물의 일제 치하 행위가 민족의 이익을 위해 취해졌다는 뻔뻔스런 주장을 폈다. 조선일보는 아예 일제하 친일행위가 독립을 위한 목적이었다면서 “당시 조선의 지도급 인사들은 조선이 이민족(異民族)의 압제를 벗어나 독립의 날을 기약(期約)하려면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우고 언론을 통해 민족의 잠든 얼을 일깨우고 종교를 통해 정신적 자주(自主) 인간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이는 일제의 법 체제를 준수하는 행위를 독립운동으로 둔갑시키는 요망스런 주장이다. 이런 식의 거짓말은 일제에 항거한 독립투쟁으로 목숨을 잃었거나 엄청난 고통을 당했던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능멸하는 흉기다.

두 신문은 자사의 창업주들이 친일인사로 규정된 것에 대해 유사한 반발 논리를 제시하면서 공동대응의 모습을 취했다. 즉 조선일보는 “김성수와 방응모는 자신의 전 인생과 전 재산을 민족 언론, 민족학교의 건립에 쏟아부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동아일보는 1940년 강제 폐간 때까지 20년 동안 정간 4회, 발매금지 2000회 이상, 신문 압수 89회의 고난을 겪으며 민족의 표현기관 역할을 했고 어느 의미에선 국가를 대신했다"고 주장했다.

조선, 동아일보는 일제 총독부의 문화정책에 편승해서 일제 식민지 제도언론으로 등장한 것이지만 두 신문은 그것을 마치 언론을 통해 자주성을 펴온 것인 양 거짓말을 하고 있다. 두 신문이 발매금지, 압수 등의 조치를 당한 것은 일제 침략자의 지배를 기정사실로 인정한다는 전제하에 제기한 총독부 행정 등에 대한 제한적 비판에 불과했다. 이들 신문은 합법지로 살아남기 위해 일제 지배의 부당성이나 한민족의 독립 쟁취 등의 당연한 논리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일제 침략자들의 한반도 강점에 부역했다는 최종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두 신문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평가된 인물 중에는 해방이후에 국가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물 타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주장 또한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한 불행한 역사에 빌붙어 면죄부를 얻겠다는 간교한 발상에 불과하다. 이 나라 친일세력은 해방 후 등장한 미군정이 친일세력을 군정실시를 위한 실무자로 기용하면서 강력한 통치세력으로 등장했다.

이어 이승만이 집권을 위해 친일세력의 청산은커녕 그들을 집권 지지 세력으로 삼으면서 일제 잔재 청산은 반세기가 넘게 지연되었다. 이런 사실은 부끄러운 역사인데도 조선, 동아는 친일세력의 부당한 득세를 앞세워 일제하의 부역행위에 착시현상을 일으키려 시도하고 있다.

침략자의 통치 속에서 자행된 반민족적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합당한 처리는 미래에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규범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아, 조선일보가 친일반민족적 행위에 대해 해괴한 궤변을 늘어놓은 식으로 합리화를 시도하거나 물타 기를 할 경우 올바른 민족의 철학과 정기가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또한 사회적 가치관의 추락과 기회주의의 득세를 막을 수 없다.

두 신문은 사설을 통해 세상을 속이려는 거짓 주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